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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난소가 보존되는 한 여성성은 아무런 지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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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4-17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난소가 보존되는 한 여성성은 아무런 지장 없어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남녀의 차이가 없던 수정란이 계속 분할되고, 임신 10주를 전후하여 남성호르몬 혹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생식기가 형성되면 비로소 남녀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발생학적 관점에서 보면 형태는 다르지만 기능은 비슷한 것들도 있고 구조와 기능이 전혀 다른 것도 있다.

 

남성의 고환과 여성의 난소는 위치와 형태는 다르지만 발생학적으로는 상동기관이다. 반면 자궁(子宮)은 남성에게는 상응하는 기관이 없는 여성 고유의 생식기관이다.

 

자궁의 그리스어 어원은 히스테로스(hysteros)인데, 여기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의학용어가 히스테리(hysteria)이다. 히스테리라는 말은 정신의학적으로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며 남에게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이 지나치게 강하고 그러면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성격적 이상을 일컫는 것이나, 우리의 일상에서는 ‘여성만’의 신경질적인 반응이라고 흔히 인식되고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짜증이 나거나 때때로 감정 변화가 심할 수 있는 것은 남녀가 다르지 않을진대 유독 여성, 특히 노처녀들에게만 히스테리라는 민간진단을 붙이는 것은 그리스 시대로부터 내려온 편견 혹은 남성중심적 사고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철학을 발전시킨 그리스인들도 여성들이 표출하는 정서적, 심리적 불편감에 대해 원인을 찾기보다는 자궁을 가진 여자이므로 어쩔 수 없다는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절제술(hysterectomy)은 자궁암이나 난소암 치료에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자궁근종 등 암이 아닌 양성 질환의 치료 시에도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자궁절제술을 받는 여성들의 거의 대부분 여성의 상징인 자궁이 없어짐으로써 여성으로서의 신체 기능이 중단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자궁 절제 후에는 월경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걱정이 당연할 것이나, 사실은 난소가 보존되는 한 여성으로서의 삶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자궁 내막의 주기적 변화와 매달 찾아오는 생리는 난소와 대뇌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 따라서 자궁이 없다 해도 난소와 대뇌에 이상이 없다면 호르몬 균형과 신체적 기능, 여성의 미는 그대로 유지된다.

 

자궁 절제 후 월경이 없는 상태에서도 매달 한 번씩 유방이 팽만하고 약간의 통증이 오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있다면 난소의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과거에 자궁절제술 후 성생활의 만족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자궁경부를 남겨 두는 부분자궁절제술의 역할이 제기되었으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완전 절제 후에도 만족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월경, 심한 생리통 등으로 자궁절제술을 받은 후 일상에 복귀한 여성들이 자신의 수술병력에 대해 우아하게 언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몸은 이제 빈 궁(宮) 마마가 되었습니다.”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이라고 여성성에 대해 위축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