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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부정기적 질 출혈·과다월경땐 그냥 지나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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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4-17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부정기적 질 출혈·과다월경땐 그냥 지나치지 말자

 

 

바쁜 스케줄에 짬을 내고 번거로운 절차를 감내하면서도 꼭 병원을 찾게 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자면 첫째는 ‘아파서’, 둘째는 ‘걱정이 되어서’일 것이다. 여성들을 걱정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여 산부인과를 찾게 하는 흔한 증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질 출혈이다.

 

질 출혈이 있어 부인과를 방문한 여성들은 초음파 검사와 자궁암 검사 등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심각한 질환이 발견되는 분들은 다행히도 많지 않다. 출혈이 있는 환자들의 통계를 보면 자궁암 등 무서운 질병보다는 자궁경부 폴립이나 자궁근종 등 양성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많고, 이런 질환마저도 없는 ‘기능성 출혈’ 혹은 ‘일시적 출혈’로 밝혀지는 사례들도 상당수이다.

 

그렇다고 해서 질 출혈 증상을 그대로 두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 신체 어느 부위든 출혈이 있으면 겁부터 나는 것이 인지상정이나 유독 질 출혈은 ‘월경’이라는 정상적인 과정이 있어서 그런지 한두 번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하기 쉽다. 그러나 원인 모를 출혈이고 부인과 검진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났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질 출혈이 심각한 상태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부인과 진찰과 검사를 하지 않고 일시적 출혈인지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인지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 역시도 출혈이라는 증상으로 발견되는 수가 많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와 같은 부정기적인 질 출혈이 아니라도 생리 양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부인과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과연 생리 양이 어느 정도면 많은 것일까. 교과서적으로는 70cc 정도가 넘으면 많다는 의미로 과다월경이라고 하지만 생리량을 cc 단위로 측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임상적으로는 하루에 패드 10장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를 생리가 많은 것으로 본다. 정확한 수치를 측정하려면 사용 전후에 패드 무게를 재고 그 차이를 구하면 된다. 과다월경의 원인으로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등이 흔한데 이와 같은 질환들은 부인과 검진과 초음파 검사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과다월경이 지속되면 빈혈이 오고 빈혈상태가 지속하면 무기력해지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생기며 장기화되면 심혈관계 이상이 올 수 있다.

 

초경(初經) 이후 여성은 월경으로 평생 동안 평균 40ℓ의 실혈(失血)을 한다. 병원의 수십 가지 혈액 검사에는 정상 수치라는 것이 있다. 이 중 유일하게 남자와 여자의 정상기준이 다른 것이 바로 혈색소 수치이다. 빈혈 정도를 따지는 혈색소의 정상 기준이 여성은 남성보다 약 15% 정도 낮다. 여러 가지 생물학적 이유로 여성의 혈색소 생성, 유지 정도가 남자보다 낮겠지만, 생리와 임신, 출산에 따른 실혈도 성별 차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가설이 될 것이다. 혈색소를 만드는 재료는 철이며 철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들어 있다. 잘 익은 꽃등심 한 조각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먼저 먹여 줘야 하는 이유다.

 

이대 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