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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국내에서의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과 약물치료
  • 등록일 : 2011-08-11

 

국내에서의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과 약물치료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심기남

 

몬트리얼 합의에 따르면 ‘위 내용물의 역류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의미있는 지장을 초래할 만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발생한 상태’를 위식도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GERD)이라 정의한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손쉽게 의료정보를 접할 수 있고 건강과 질병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언론 매체에서도 급증하여, 과거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대중에게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실정이다. 또한 본인 증상의 원인을 짐작하고 ‘역류성식도염이 있는 것 같다’며 내원하는 이도 많아졌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유병률

서유럽과 북미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전형적인 위식도역류 증상을 경험하는 비율이 20-30%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우리나라 GERD의 유병률은 2001년에 무작위 일주일에 1회 이상의 전형적인 가슴 쓰림이나 신물이 넘어오는 증상에 근거하여서 남자에서 3.5%, 여자에서 3.5% 였고, 2007년에는 전체의 7.9%로 증가하였다. 내시경 소견에 의한 미란성 식도염의 유병률은 4.4-9.2%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최근 GERD는 기대수명의 증가와 서구형 식이의 보급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치료에 있어서는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의 보급으로 위식도역류치료의 대변혁이 일어났지만, 바렛식도나 식도암 합병증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치료 및 장기적 관리전략이 필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과 분류

GERD의 전형적 증상은 반복되는 특징적 가슴 쓰림(heart burn)이나 위산의 역류(regurgitation)이며, 역류는 대개 음식을 먹은 뒤 또는 누운자세에서 많이 일어난다. 경한 가슴쓰림은 제산제나 우유를 마신 후 증상이 소실될 수 있다. 식도 외의 증상으로는 흉통, 연하곤란, 후두증상, 인후이물감, 기침, 쉰 목소리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과 내시경 소견 및 질병의 심각도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GERD는 상부위장관내시경의 소견과 증상 유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에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으나 위 식도 역류 증상이 있는 비미란성 역류성 식도염(Non-erosive reflux esophagitis, NERD),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에 병변이 관찰되며 위 식도 역류증상이 있는 미란성 역류성 식도염(symptomatic erosive reflux esophagitis, symptomatic ERD), 그리고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에 병변이 관찰되나 위식도 역류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asymptomatic erosive esophagitis)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

GERD의 진단에는 내시경검사, 식도내압검사, 24시간 식도산도검사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슴쓰림이나 산역류 같은 전형적인 증상이 있으면 증상만 가지고도 진단이 가능하며, 전형적인 역류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특별한 검사 없이 일차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경고증상(연하곤란, 구토, 출혈, 빈혈, 체중감소)이 있거나, 4-8주정도의 일차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고령자에서는 내시경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를 하여 식도염의 정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염증의 정도에 따른 치료방향을 정하고 장기적인 예후를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될 수 있다. 또한 바렛식도나 식도열공허니아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슴쓰림을 호소하는 환자의 50% 이상이 내시경검사에서 식도점막 손상을 보이지 않는데,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없다고 GERD를 배제할 수 없다.

  24시간 식도산도검사는 GERD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중요한 검사로, 기록기에는 흉통 같은 증상, 식사, 체위 등의 변동에 따른 증상 발생을 표시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병적인 역류를 알아내는데 이용되고 있다. Johnson과 DeMeester가 고안한 pH 4이하의 % 시간이 역류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식도산도검사는 일단 전형적인 역류 증상이 있고 내시경검사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진단되면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

  식도내압검사는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 이완에 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식도 체부의 운동기능을 알 수 있어 식도의 산 청소능력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식도운동장애가 역류의 특이소견은 아니지만 공피증이나 아칼라지아 같은 질환에서도 위식도역류가 관찰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 도움이 되며 특히 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GERD 환자는 식도내압검사를 실시하여 연동운동장애를 배제하여야 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GERD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증상과 점막 결손의 치유이다. 적절히 관리되지 못할 경우에는 증상 지속에 따라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생활습관이 개선되어야 하는데, 과체중인 환자는 체중을 줄이고, 밤에 가슴쓰림이 심하면 야식을 피하고 상체를 높이며, 음주, 흡연, 지방식을 줄이고, 어떤 식품이 증상을 악화시킨다면 그 식품을 피한다. 약제에 의한 위산억제효과도 산역류 증상의 개선율이나 식도염증의 치유율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현재 PPI가 위식도역류의 주 치료 약이며,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었고 유사한 치료 효능을 보인다. 그러나 서구의 근거중심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약제를 처방하는 경우 국내의 제한된 보험 현실에서는 약제비 삭감이라는 현실의 문제가 따른다.

1)  PPI의 시험적 투여를 통한 진단 및 경험적 치료

전형적인 증상이 있으면 증상만 가지고 위식도역류의 진단이 가능하고 서구의 가이드라인도 PPI의 시험적 투여를 통한 진단 및 치료를 제시하여, 1~4주간 PPI를 투여해 볼 수 있다. 2008년 아시아-태평양 합의(Asia-Pacific consensus on the management of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update)에서는 경고증상이 없는 전형적 위식도역류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4주간의 경험적 치료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보험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통한 진단 및 약물치료를 인정하고 있어, 이러한 국내 현실에서 진단 및 경험적 치료를 바로 적용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또 위암의 발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국내의 환자들은 환자들이 먼저 검사를 받아보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경험적 치료를 적용하기가 어려울 때가 더욱 많다. 따라서 환자가 검사를 거부하거나 내시경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겠다.

2)  PPI 초치료

Genval workshop에서는 비미란성 식도염 또는 경한 미란성 식도염(LA-A 또는 B)의 경우는 2~4주간, 심한 미란성 식도염(LA-C 또는 D)에서는 8주간 초기치료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표준용량(omeprazole 20 mg, lansoprazole 30 mg, pantoprazole 40 mg, rabeprazole 20 mg, esomeprazole 40 mg)을 하루 한 번 아침 식전 15~30분 전에 복용하는 방법으로 시작한다. 심한 식도염일 때에는 8주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표준 용량으로 초기치료를 하고, 표준 용량의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고용량의 PPI 치료(표준용량 아침, 저녁 식전 투여)가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보험 기준에서는 하루 두 번 사용하는 것이 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어, 향후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비미란성 역류질환은 PPI의 치료효과가 미란성 식도염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표준 용량으로 최소 4주 치료를 시작해 볼 수 있다.

3) PPI 유지치료

GERD는 성공적인 초기 치료가 되어도 약제 중단 시 약 40~70%의 경우에 재발한다. PPI 초기 치료로 증상 혹은 내시경적 미란이 호전된 환자에서 재발방지를 위하여 장기간 지속적인(longterm continuous) PPI 유지요법을 권장한다. 연구에 따르면 미란성 식도염은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지속 요법(continuous therapy)이 효과가 높고, 비미란성 식도염의 경우에는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증상에 따라 투약간격을 조절하는 필요 시 투여법(on-demand therapy)이 효과적이고 비용효과적이었다. 유지 요법의 용량은 현 보험에서 대개 유지 용량의 PPI 투여를 인정하고 여러 연구의 분석에서 표준 용량과 유지 용량 치료의 효과가 유사하다고 보고하여, 유지 용량의 PPI 투여를 고려하는 방향이나, 개인의 증상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4)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 병용치료, 위장관 운동 촉진제

하루 두 번 PPI 치료에도 불구하고 위산분비가 지속될 수 있다. 특히 밤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야간위산돌파(nocturnal gastric acid breakthrough)라고 하며, 취침 전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의 복용이 이런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국내 보험기준에서도 담당의사의 소견상 증상악화 또는 야간 산 과다분비 증상 등의 소견이 있다면 진료기록을 남기면서, 이를 근거로 하여 PPI와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의 병용처방을 인정해 주고 있다.

PPI와 itopride, mosapride 등의 위장관 운동촉진제를 병용 치료하였을 때 GERD의 치유율이 높았다는 보고도 있다.

 

결론

GERD는 일과성 질환이 아닌 평생 관리하여야 하는 만성 질환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증상이 소실되었다 하더라도 치료를 중단할 경우 많은 환자에서 증상이 재발할 수 있음을 염두하고, 이에 대한 치료 계획을 정비함이 중요하다. 결국 적절한 기간 및 용량을 고려하여 치료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보험적용기준 때문에, 국내의 특성을 고려한 더 나은 방향의 제도 개선을 위한 국내 자료의 수집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