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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급성대동맥증후군의 원인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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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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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여자 환자가 ‘갑자기 등쪽이 찢어지는 듯한’ 심한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동시에 환자는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평소 혈압이 160/80㎜Hg 정도였다는데 증상 발현 후에 응급실에서 측정한 혈압이90/60㎜Hg 밖에 안됐다. 전산단층화촬영(CT) 결과 제 I형 급성대동맥박리증이 진단됐다. 환자는 응급으로 상행대동맥 및 대동맥궁을 인조혈관으로 치환했고, 2주 만에 무사히 퇴원했다.

위 사례는 급성대동맥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급성대동맥박리증이다. 급성이란 병이 갑자기 나타나고 빠르게 진행되는 성질을 말하는데, 대동맥 질환에서는 병이 나타나고 14일 이내의 시점을 급성기로 정의한다.

대동맥이란 심장에서 나가는 가장 큰 동맥 혈관으로, 온몸의 장기로 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혈관이다. 증후군이란 공통성이 있는 일련의 병적 징후를 총괄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정리하면 급성대동맥증후군은 14일 이내에 나타난 대동맥 질환을 총괄적으로 일컫는다.

대동맥증후군은 크게 네 종류로 정리할 수 있다. 대동맥박리증(Aortic dissection), 벽내혈전증(Intramural hematoma), 관통대동맥궤양(Penetrating aortic ulcer) 대동맥류파열(Aortic aneurysm rupture) 등이다. 급성대동맥증후군 환자에게는 네 가지 형태의 질환들이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난다.

급성대동맥증후군 환자 중에서 제 I형 및 II형 급성대동맥박리증과 대동맥류파열은 초응급으로 최대한 빨리 대동맥 전문가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시간당 사망률이1%씩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술은 병이 있는 대동맥을 제거하고 인조혈관으로 치환한다. 제 I형 및 II형 급성대동맥박리증의 경우는 수술 시 심장을 정지시키고 인공심폐기로 심장 기능을 대신한다. 그리고 ‘순환정지’ 라고 해서, 1시간 내외로 장기에 혈류 공급을 차단하는 동안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체온을 28도까지 내리는 ‘저체온법’을 사용한다. 그 외에 제 III형 급성대동맥박리증의 경우는 먼저 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지만 환자 상태마다 응급으로 수술 또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급성대동맥증후군은 기본적으로 혈관내막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원인이다. 흡연, 음주, 기름진 음식 등이 동맥벽을 딱딱하고 병들게 만들며, 이는 고혈압으로 나타나고 이어서 대동맥벽이 풍선처럼 커지는 대동맥류가 된다. 이런 대동맥류가 커지다가 찢어지면 급성대동맥박리증이 되고, 터지면 대동맥류파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급성대동맥증후군의 원인 중 25%는 유전질환이 원인인데 대표적인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말판증후군으로 이 증후군 환자들은 주로 20~30대에 급성대동맥박리증이 발병한다.

급성대동맥증후군 치료를 위해 갖춰야 할 의료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첫째는, 대동맥 수술 및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많아져야 한다. 둘째는, 그 병원은 응급환자에 대한 대처가 유연해야 한다. 대동맥질환은 응급 상황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이 힘들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전원이 가능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대동맥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다는 것이다. 전문가 양성도 시급하고, 병원 내 심장혈관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중환자실, 수술실 등 관련 진료과와 부서들이 협력해 응급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위한 행정적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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