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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두통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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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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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편두통으로 가끔씩 두통약을 복용하던 45세 여성은 어느날 아침 청소를 하는 중 무거운 짐을 든 이후에 갑자기 머리가 터질 것 같은 극심한 두통을 느꼈다. 평상시에 겪어보지 못한 두통이었지만 누워서 좀 쉬면 좋아지겠지 하고 평상시 복용하던 두통약을 복용하였으나 두통이 전혀 좋아지지 않고 구토까지 나오고 두통은 더 심해지기만 하였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119에 연락을 하였고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담당의사가 빨리 뇌 CT를 찍어봐야 한다고 하였다. CT결과는 충격적이게도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출혈(거미막하출혈)이었고 당장 응급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였다.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급사를 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 다행히 응급수술 후에 두통은 좋아지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두통이란 보통 머리와 목 주변에 발생하는 통증을 의미한다. 두통 중에 가장 흔한 두통은 근육, 인대등의 과긴장에 의한 긴장형두통이지만, 병의원을 방문하게 되는 가장 흔한 두통은 편두통이다. 두통의 대부분은 대개는 이런 특별한 원인, 심각한 원인이 없는 소위 일차성 두통이다. 그러나 두통환자의 약 1%에서는 두통이 다른 질병의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이차성 두통은 자칫 간과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후유장애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절한 검사와 치료가 매우 중요하겠다.

위에서 예로 든 환자처럼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두통이라는 뜻의 ‘벼락두통’은 평생 처음 경험하는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어 보통 1분 이내 최대로 심해져서, 5분 이상 지속이 될 때로 정의한다. 벼락두통의 양상으로 나타나는 두통은 여러가지이지만 대표적인 것이 지주막하 출혈과 가역성 뇌혈관수축증후군이다. 지주막하 출혈은 벼락두통의 11~25% 정도를 차지하며 약 80%정도에서 뇌동맥류의 파열이 원인이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과 함께 목을 앞으로 숙이기 힘든 뻣뻣한 증상 또는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생기게 되면, 지주막하 출혈을 의심할 수 있고 CT를 촬영하게 되는데, 지주막 하강에 퍼진 출혈을 확인하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여 뇌동맥류의 유무와 위치를 확인하고 코일 시술이나 클립 수술을 하게 된다.

지주막하 출혈 이후 2주이내 뇌혈관 수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기간 동안은 절대안정 및 뇌혈류초음파등을 시행하여 뇌혈관 수축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주막하 출혈은 발생 후 1개월내 사망률이 4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이런 극심한 두통, 평상시와는 다른 두통, 처음 겪어보는 심한 두통이 발생했을 경우는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버티지 말고 신속히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두통은 매우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위험한 두통과 아닌 경우를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럴 땐 다음에 나오는 위험한 두통의 증상을 기억하고 이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의사와 즉시 상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다음은 위험한 두통의 주요 증상이다. 전신적 증상을 동반할 때(발열, 체중감소),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할 때(언어장애, 마비, 감각이상, 균형장애, 성격변화), 갑자기 발생할 때, 50세 이후 처음 발생할 때, 이전의 두통과 다른 두통일 때, 점차 악화하는 두통일 때, 기침·배변으로 악화하는 두통일 때, 기립시 악화하는 두통일 때, 항혈전제 또는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상태에서 발생한 두통일 때 등이다. 이런 두통이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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