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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헤르페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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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8-18

 

[주웅교수의 굿모닝 미즈]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단순포진의 1형 · 음부포진의 2형 두종류

2형에 감염되었다면 다른 성병 검사를

 

 

 

좋지 않은 과거 행적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힌 사람이 잘해보려는 본인의 내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적 편견이나 압박으로 쉽사리 재기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켜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라고 한다. 본래 ‘스티그마’란 가축 소유자를 표시하기 위해 불에 달구어 찍던 ‘낙인’을 뜻하는 것으로, 한번 찍히면 지울 수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몸에 생기는 질병 중에서도 한 번 앓고 지나가는 병들이 있는가 하면, 한번 생기면 비록 완쾌가 되더라도 그 흔적이 계속 남는 것들이 있다. 특히 감염병은 병원체가 한번 체내에 침투하면 치료가 다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몸속에 남아 있는다고 하면 병원체를 가지고 있는 숙주(본인)로서는 여간 찜찜한 일이 아닐 것이다.

 

이렇듯 부정적 의미의 스티그마가 되어 계속 남게 되는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우리말로는 단순포진이라고도 하는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해 작은 물집들이 생기는 병이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1형과 2형이 있다. 1형은 입술, 손, 구강 및 눈 등 신체 상부에 단순포진을 일으키고 2형은 성 접촉으로 감염되어 외부 성기부에 통증을 동반하는 음부 포진을 일으킨다. 음부 포진은 감염 후 3∼6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한 발진이 생기고 이어 많은 작은 물집들이 형성되어 항문 주위에서 이들이 합쳐지는 양상으로 진행된다. 1형과 2형의 구분이 있으나 1형이 음부 포진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2형이 입술 주위 단순 포진을 일으킬 수도 있다.

 

헤르페스 감염증으로 인한 수포성 병변들은 2∼4주 이내에 대부분 치유되지만 문제는 한번 감염되면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체내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감염된 바이러스는 감염 증상이 치유된 후에도 숙주의 감각 신경절 세포의 핵 속에 잠복해 있다가 여러 가지 자극이나 면역 저하 등에 의해 재활성화되면 체표면의 신경을 따라 이동하여 다시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때문에 음부 포진을 앓고 나면 완치된 후에도 몹쓸 성병을 얻은 것 같은 불길한 기분에 휩싸여 스스로 스티그마 효과를 발현해 내는 수가 있다. 헤르페스 감염이 되었다면 다른 성병에 대한 검사도 해보고 안전한 임신 및 출산에 대한 상담을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확한 정보나 전문가의 의견도 듣지 않은 채 두려움에 떨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으나 미국에는 헤르페스 환자 지원 단체(Herpes support groups)가 조직돼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어 헤르페스 감염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제1형 헤르페스 감염은 부지불식간에 올 수 있으므로 막을 수 없다 하겠지만, 제2형 헤르페스 감염은 건전하고 안전한 성생활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이화여대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