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건강이야기

제4의 암 치료법 `온열암치료` - 주웅교수
파일
  • 파일이 없습니다.
  • 등록일 2011-10-07

 

제4의 암 치료법 `온열암치료`

 

 

주웅 이대여성암전문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

 

암(癌)은 이제 당뇨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처럼 흔한 질병이 되었다. 한 집 건너 한 집에 암 환자가 있을 만큼 우리 주변에는 암 환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암 환자들은 진단 후 손 써볼 틈 없이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드라마 속 말기암 환자들과 달리 수술이나 치료 후에도 이전과 같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다. 조기 검진에 의한 초기 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 암이다.

 

암 환자가 많아지는 만큼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학 또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첨단 암 치료 기기들은 보다 세밀하고 강해져 암 세포만 정확하게 타격해 암세포 주위의 세포나 장기에 부작용이 없이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치료 기기들이 정밀해졌다고는 하지만 차가운 침대에서 치료를 위해 꼼짝없이 천장만 보고 누워 있어야 하는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수술ㆍ항암ㆍ방사선 치료에 이어 제4의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온열암치료'이다. 온열암치료는 다각도(multidisciplinary) 암 치료법의 하나로 단독, 혹은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과 병행하여 시행되고 있다. 온열암치료는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열에 민감하다는 점을 이용, 환자의 몸에 고주파를 투과시켜 세포주변 온도를 약 42℃ 정도로 높임으로써 암세포를 없애는 치료법이다. 온열암 치료는 고주파(13.56㎒)가 발생되어 나오는 치료용 전극을 치료 부분에 대고, 고주파가 환자의 몸을 통과하여 물침대식으로 되어 있는 아래 전극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온열암치료의 효과는 정상세포에 비해 열에 더 민감한 암세포에 대한 열 자체의 작용과 온열암치료에 의한 세포막의 변화, 세포막 투과성의 변화, 이온전기차이의 변화, 산도(acidity, pH)의 변화, 세포골격의 변화, 사이토카인의 변화 등에서 기인한다.

 

온열암치료의 적용 분야는 혈액암을 제외한 고형암이 모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폐암, 대장직장암의 간 전이, 췌장암, 신경교종 등에서 주로 이용되어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는 반면 난소암 치료에 관한 임상 논문은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난소암의 온열암치료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 시 병행 치료, 수술 전 신보조항암화학요법 시 병행 치료, 재발 병변에 대한 항암화학요법과의 병행 치료, 재발 병변에 대한 고식적 치료 등으로 적용되고 있다. 2002년 외국 연구 결과를 보면 5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부조직육종에 대해 온열암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한 신보조항암화학요법이 난소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 연구에 상피성 난소암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복부 및 골반의 종양에 대한 온열암치료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연구에서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화학요법과 온열암 치료를 병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이 연구는 36명의 재발성 난소암 환자를 연구 대상으로 시행했는데 온열암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대여성암전문병원에서는 32세 전이성 상피성 난소암에 대한 신보조항암화학요법과 병행한 온열암치료의 성공적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치료 전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는 온열암치료 후에 개복수술을 통해 난소암 병기를 설정한 후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이는 향후 난소암 온열치료의 활성화와 초기 임상시험 시행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치료 효과로 인해 온열암치료를 도입하는 병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온열암치료는 아직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고액의 치료비가 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만성질환이 되어가는 암, 그 치료법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암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이다. 이는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믿고 의료진을 믿으며 치료받는 다면 암을 극복하는 시간을 더 앞당길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