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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일과 잠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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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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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은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기억력과 면역 기능을 증진하는 데 중요합니다.


주간 근무를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근무에 따라 다양한 출퇴근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9~5시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주간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에게서 건강한 수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입니다. 좋은 질과 충분한 양의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매일 본인의 하루주기리듬(생체리듬)에 맞는 시각에 규칙적으로 취침하고 기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되도록이면 주중과 주말에도 취침하고 기상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의 하루주기리듬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모든 살아있는 생물체에 존재하는 개체 고유의 생체리듬으로, 약 하루의 주기를 가집니다. 하루주기리듬은 사람의 몸에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으며 신체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와 기관에 존재합니다. 말초기관들의 리듬을 단일화하는 주인 생체시계가 뇌의 중앙부에 존재하는 시상하부의 상교차핵에 존재합니다. 신체에 내재되어 있는 생체리듬의 주인인 뇌의 생체시계 역시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하루주기리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으로 들어오는 빛 자극과 온도, 식사, 움직임 등의 다양한 빛 외의 자극들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중 빛 자극이 우리 신체의 생체 시계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늦은 시각에 밝은 빛 특히 청색 파장이 강한 빛(형광등, LED광)을 보면 생체시계의 리듬에 영향을 주고 늦게 잠이 들고 늦게 일어나는 양상으로 수면위상이 지연되는 경향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퇴근 후에 자기 직전 늦게까지 집에서 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이나 TV를 늦게까지 보면 잠이 늦게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평일에는 출근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경우 수면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므로 낮에도 피곤하고 근무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많은 성인들이 위와 같이 밤 늦게까지 깨어 있는 습관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주중에는 잠이 부족하며 주말에는 잠을 보충하는 양상의 수면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주말에라도 잠을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주말이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으니 밤에는 더 늦게까지 깨어 있는다면 수면위상이 더 지연되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주기를 가지게 되며 주중에 다시 평소 자던 시간처럼 일찍 잠드는 것이 어려워지게 됩니다.


주중과 주말 또는 출근하는 날과 휴무일간의 수면스케줄의 차이를 '사회적 시차'라 부릅니다. 주중과 주말의 지나친 차이는 생체시계의 혼란을 일으키며 나의 수면 양상과 어긋난 생체리듬은 몸의 불균형을 일으키게 되어 우리가 해외 여행을 가서 겪는 시차와 마찬가지로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린 주간 증상을 만들 수 있고 만성적일 경우 우울증, 당뇨, 심혈관계질환, 비만 등의 대사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잠들기전까지 낮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는 풀 수 있는 이완된 저녁시간을 가지는 것이 잠에 도움이 됩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밝은 빛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본인의 하루주기리듬의 유지에 도움이 됩다. 집안 조명도 저녁시간에는 어두운 편이 좋습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늦은 저녁에 마시는 것도 수면의 유지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커피를 여러 잔 매일 마시게 되면 특히 편두통이 있는 환자에서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점심이후로는 커피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밤늦게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 늦은 저녁이나 야식을 피하는 것이 하루주기리듬의 유지와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코로나19 로 인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습니다. 불규칙한 생활은 하루주기리듬을 교란시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출퇴근하던 시간에 맞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여 밝은 빛을 쏘이고 저녁에는 밝은 빛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 하지불안증후군등의 다른 수면장애가 동반되었다면 수면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역시 건강한 수면에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교대근무는 바쁜 현대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직업군으로 직종에 따라 다양한 근무 주기와 근무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근무시간에 따라 나의 하루주기리듬에 맞지 않게 어쩔 수 없이 자야 하는 시간에 깨어있고 평소 자지 않는 주간 시간에 잠을 자야 하므로 잠들기 어렵고 유지가 어려운 불면증과 근무 중 졸림이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무주기가 고정되어 야간근무만 할 수도 있고 며칠을 기준으로 번갈아 하는 순환교대근무가 있습니다. 아침, 오후, 야간근무의 3교대 또는 주간, 야간의 2교대근무 등 다양한 형태가 있어 수면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을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고 많은 수의 교대근무자들이 불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을 돕기 위해서는 환경중재, 개인수면습관의 변경, 가능하다면 하루주기형에 따라 근무주기의 변경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야간근무자는 근무중에는 밝은 빛을 쏘이는 것이 근무중 각성에 도움이 되고 퇴근시에는 빛을 차단하는(특히 청색파장을 차단할 수 있는) 오렌지색 선글라스를 쓰고 퇴근하고 낮에 잘 때는 빛을 차단하는 것이 수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전에 잘 때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수면제나 멜라토닌 제재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휴무시에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스케줄(새벽 3시~오전10시)을 유지하는 것이 휴무 및 야간근무후의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순환교대근무자들은 근무주기가 계속 짧은 주기를 가지고 바뀌어서 야간근무로만 고정되어 있는 위와 같은 수면스케줄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오전, 오후, 야간근무 각각 근무 후 잠을 잘 때 4~5시간이라도 주요수면시간을 근무나 휴무에 가능한 비슷한 시각에 맞춰놓고 자는 것이 수면을 조금이라도 쉽게 취할 수 있습니다. 그 외 추가로 필요한 잠은 근무주기에 맞춰 취하는 것, 예를 들어 야간근무 직전에 낮잠을 자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야간근무 중 짧은 잠을 잘 수 있는 근무여건이라면 30~60분정도 자는 것이 근무 중 각성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짧은 쪽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수면관성으로 인해 비몽사몽한 느낌때문에 근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커피를 마시고 쪽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휴무시에도 하루 종일 누워있는 것 보다는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과 활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역시 중요합니다.


야간근무 후 퇴근 직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바로 수면을 취하기보다 오후 12시나 1시까지 기다렸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잠들기 쉽고 유지가 잘 되며 야간근무의 각성도를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야간근무 후의 수면시각이 더 적절한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8시간 근무스케줄을 가진 근무자들 중 퇴근 직후에 잠들기가 어려운 근무자들은 오후12시나 1시에 잠자리에 들어 7시간이상 잠자리에 누워있는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낮에 자는 동안은 빛을 차단하기 위해 암막커튼을 사용하거나 안대를 사용할 수 있고 소음을 피하기 위해 귀마개를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나의 하루주기리듬에 맞는 근무스케줄을 가질 수 있다면 (예:아침형- 주로 오전근무나 오후근무, 저녁형- 오후나 야간근무) 좀더 효율적인 수면과 근무를 가질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가정생활과 사회생활로 근무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다한 음주, 흡연은 수면을 방해하고 특히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 마시는 술의 양이 늘어나면서 신체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끼치므로 꼭 피해야 하며 의사의 처방을 받아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문제외에 코골이, 수면무호흡, 하지불안증후군등의 다른 수면장애가 동반되었다면 수면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역시 건강한 수면에 중요합니다.


직장인의 수면 건강을 지키려면 다음의 것들을 실천해야 합니다.




주간 근무 직장인

-주중과 주말 취침하고 기상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기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낮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여 밝은 빛을 쬐기

-밤늦게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TV, 컴퓨터, 스마트폰의 사용 자제하기

-점심 이후로는 커피 자제하기

-밤늦게 격렬한 운동, 야식 피하기

-수면장애에 대하여 수면전문의와 상의하기


교대 근무 직장인

-야간 근무 중 밝은 빛을 쬐고 퇴근 후 빛 차단하기

-의사 처방을 받아 멜라토닌 또는 수면제 복용하기

-휴일에도 일정한 스케줄을 유지하기

-주요 수면 시간을 정하고 교대근무 주기에 맞춰 짧은 낮잠을 자기

-다른 수면장애에 대하여 수면전문의와 상의하기



글·김지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